지구상에는 모든 사람뜰이 쓰고도 남을 정도로 물건이 넘쳐나지만 한 사람의 탐욕조차 채울 수 없다고 합니다. 우리가 소비하는 물건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다양한 오염 물질을 물과 공기중으로 배출하고 지구 환경을 파괴하고 노동자의 건강을 위협하기도 하며 때론 인권을 유린하기도 합니다. 물건은 놀랄만큼 짧은 시간 사용된 후 쓰레기로 처리되거나 땅속에 묻혀 또 다시 지구를 병들게 합니다. 돈만 지불하면 손쉽게 가질 수 있는 물건이 이면에는 감춰진 불편한 진실들이 아주 많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물건을 사기 전에 스스로에게 정말 이 물건이 필요한지 질문해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이 그런 날입니다.

‘무지출 챌린지’가 유행이었습니다. 챌린지를 기반으로 한 젊은 세대의 자기계발 놀이문화라는 분석도 있지만 , 지금의 청년 세대가 처한 슬픈 경제 현실의 반영이라는 게 대체적인 의견입니다. 기간을 정해 의식주처럼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생필품 말고 거의 돈을 쓰지 않는 무소비, 무지출, 비소비, 소비 단식은 미래를 대비해 자산을 쌓고, 불필요한 소비 습관의 이유를 찾아내 줄이는 것이 근본 목표입니다. 하지만, ‘왜 이 물건이 나에게 필요하지’라고 되묻고 이유를 찾다 보면 자연스럽게 물건에 쓰인 재료부터  물건이 만들어져서 나에게 도착하는 과정까지도 생각하게 되면서 기후문제나 노동, 인권문제까지 깨닫게 됩니다. 그러면서 물건에 대한 선택방식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재활용, 재사용, 지속가능한 물건을 먼저 선택한다거나 패스트패션, 가죽제품, 일회용품 등을 멀리하게 되기도 합니다.  냉장고에 들어간 식재료 관리나 채소 저장에 대한 다른 관점이 생길 수도 있죠. 그런데 이런 무소비 챌린지는 무려 30년 전부터 있었습니다. 

바로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Buy Noting Day)입니다.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

Buy Nothing Day는 일년 중 이날 하루 만큼은 소비하지 말자는 운동으로 1992년 캐나다 밴쿠버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대체로 블랙프라이데이’(Black Friday. 미국에서 연말 쇼핑 시즌을 알리는 시점으로 사용되는 용어로, 추수감사절 다음 날인 금요일을 일컫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유사하게 코리아세일 페스타를 진행하고 있죠 )에 반발해 그 주 금요일을 Buy Nothing Day 로 지정하고 60여개가 넘는 국가 (우리나라는 11월 26일) 시민들이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소비는 단순히 경제 활동에 그치지 않습니다. 쉽게 사고 빠르게 버리는 소비 행태는 지구의 자원을 빠르게 고갈시키고 한정된 자원으로 인한 국가간 불평등을 심화시킵니다.  말 그대로 소수의 선진국 소비자가 대다수 국가 소비자의 공동자원까지 고갈시키는데 사회, 환경적 책임감을 느껴야 합니다. 편하게 한꺼번에 구입해 냉장고에 쌓아둔 음식은 에너지 소비와 음식물 쓰레기에 영향을 미칩니다.  물건의 국가 간 이동이 만들어내는 탄소 배출,  지역 농촌의 농산물 생산에 미치는 영향 등 헤아리기 어렵습니다.

어떻게 참여하나요?

오늘은 ‘행동하지 않으면서 행동’하는 오늘의행동은 어떨까요. 말 그대로 아무것도 사지 않는 것이 기후 위기를 위한 행동이 되는 것입니다 .재활용, 재사용 제품, 친환경 제품을 구매하는 것도 좋지만 소비를 줄여나가는 방식이 맞는 것 같습니다. 일회용 병, 플라스틱 컵, 테이크아웃 포장이 있는 소비부터 줄이는 것도 좋은 시작입니다.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 30일 프로젝트

UNEP는 세계 탄소 배출의 약 8~10%가 의류와 관련되어 있다고 말합니다. 1달 간 새로운 옷을 사지 않는 건 어때요? 축산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지구촌 전체 배출량의 약 14.5%에 이른다고 해요. 오늘은 육류를 소비하지 않는 건 어때요? 일회용 포장지와 컵이 담긴 음식물을 이번 주말엔 사 먹지 않는 것은 어때요? 사지 않고 바꿔쓰거나 나눠쓰는 건 어때요? 생산된 모든 식품의 3분의 1이 손실되거나 낭비되고 있어요. 일단 구매한 식품부터 활용해보는 건 어때요? 

소비하는 대신 스스로의 에너지를 소비해보는 건 어때요?  책을 읽거나 밖으로 나가 산책을 하거나 아이와 반려견과 함께 놀아주면서 나와 내 주변을 살펴보는 쉼을 가져보세요. 운송과 관련된 부문은 전세계 온실 가스 배출량의 4분의 1을 차지합니다. 오늘 하루는 자동차를 소비하는 대신 자전거를 이용하거나, 혹은 걷는 건 어때요? 

하루 동안 스마트폰 1대가 내뿜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약 660g, 디지털 데이터를 소비하기보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차를 마시거나 식사를 하며 얼굴을 마주보고 직접 소통해 보는건 어떨까요?

이 30일 프로젝트엔 ‘오늘 사지 않을 물건’ 아이콘이 그려져 있습니다. 오늘 그 물건을 소비하지 않았다면 아이콘을 지워주세요. 매일 매일의 소비 아이콘은 조금씩 달라집니다. 그려져 있는 소비 아이콘은 육류 음식, 일회용품, 테이크아웃 포장음식, 패스트패션 등입니다. 자연스럽게 소비를 통한 삶의 방식과 관점의 전환을 제안해보기 위함입니다. 또한 스스로 OO사지 않는 날로 정할 수 있도록 공란도 있습니다. 공란을 이용해 나만의 “ OO사지 않는 날”을 만들 수 있습니다.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 손팻말

더 많은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사진을 찍어 전세계에서 함께 진행되는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에 동참해주세요. 손팻말에는 자신만의 “ OO사지 않는 날”을 찍어 SNS에 올려 다른 사람들의 동참도 유도해볼 수 있습니다.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 스티커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 또는 자신만의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을 정해 그 날 자신의 신용카드 마그네틱이나 IC칩, 핸드폰 뒷면, 키보드의 엔터키 등 결재수단과 방식을 막는 스티커를 붙여보세요. 스티커는 그냥 스티커이지만 나도 모르게 결재하는 순간을 잠시 막아줄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