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 데이즈>에서 인상깊었던 장면 중 하나는 화장실 틈에 꽂아있는 빙고게임 종이를 발견하고 이내 고민하다 누군지 알 수 없는 상대의 게임에 응해주는 장면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후에는 은근히 기다리는 것 같기도 한 이 씬은 세상과 동떨어져 지내는 것 같은 히라야마의 삶과 그가 조카에게 건네는 대사와 연관되어 있는 듯 합니다.
"이 세상은 서로 다른 삶으로 이루어져 있어. 그 중 연결된 세상도 있고, 그렇지 않은 세상도 있지" 마치 빙고게임으로 연결되는 타인, 또는 점과 점을 연결하는 빙고게임이 표현하고자 하는 세상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실제에서 영화에서처럼 낯선 사람과 호의로 연결되는 고리로 빙고게임이 이용된 적이 있습니다. 코로나19가 정점으로 치닫던 2020년 미국 미시간주의 호산나라는 초등학생이 우체부와 비대면 삼목게임을 한 것이 토픽에 실렸습니다.
우편함 뚜껑 안쪽 면에 3목 두기(Tic-Tac-Toe) 종이를 붙이고는 우체부 아저씨와 번갈아 가며 O나 X를 그려나가며 게임을 이어나갔던 것이었습니다.

오늘의행동도 이런 관계맺음. 느슨한 연결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우리는 다른사람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고 그 이해는 나와 다른 사람들과의 접촉을 통해 만들어집니다. 다른 사람이 가진 생각과 가치를 자연스럽게 보고 듣고 느끼면서 청년으로 산다는 것이, 여성과 장애인으로, 노인으로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이 키워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언제 어디서나 연결되어 있지만 일상적으로 외로움을 느끼는 우리에게 삼목두기가 필요합니다.

*맨 마지막 사진은 미국 지하철역에 부착되어 있는 삼목게임 칠판, 지나가는 낮선 행인들이 서로 게임을 하도록 만든 연결매개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