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오늘의행동

낫다(건강,의료)차비 대신 땀방울을 내는 오늘의행동

오늘의행동
2026-03-16
조회수 327

9f5295d1cdbf3.png

안녕하세요. 오늘의행동입니다. 🌿

요즘 전태일의료센터 모금 캠페인 실무를 맡아 진행하다 보니, 의료비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많은 질병이 단지 개인의 '탓'이 아니라는 겁니다. 또한 많은 질환이 운동과 연결되어 있기도 합니다. 팍팍한 삶 속에서 헬스장 끊을 돈과 땀 흘릴 시간조차 사치가 되어버린 현실. 그렇게 쌓인 가난과 피로가 결국 엄청난 병원비라는 무시무시한 '사회적 비용'이 되어 돌아옵니다.

2014년 러시아 소치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2013년 11월 모스크바의 '비스타보치나야' 지하철역에 '스쿼트 지하철 기계' 가 설치되었습니다. 원리는 아주 간단하면서도 기발합니다. 지하철역 매표소 옆 특별한 자판기 앞 발자국 표시 위에 서서, 카메라 센서를 보며 2분 안에 스쿼트 30개를 해내면 짠! 하고 무료 지하철 티켓이 나옵니다. 당시 1회 권 요금이 딱 30루블(약 1,000원)이었으니, 땀 흘려 한 번 앉았다 일어날 때마다 1루블씩 번 셈이죠.

원래 이 캠페인의 목적은 사람들에게 "스포츠를 일상 속으로 끌어들이자"는 거였습니다. 소파에 누워 국가대표들을 응원만 할 게 아니라, 지루한 출퇴근길에 직접 땀을 흘리며 일상 속에서 움직여보라는 다정한 권유였죠.

가만히 생각해 보면, 서울시 '손목닥터 9988' 같은 헬스케어 정책도 똑 닮아 있습니다. 하루 8천 보를 걸으면 포인트를 줘서 현금처럼 쓰게 해주죠.
정부가 "살 빼라, 운동해라, 안 그러면 사회적 비용이 늘어난다" 하고 윽박지르고 잔소리하는 대신, 걷고 스쿼트하는 고단함을 '차비 면제'나 '포인트'라는 즉각적이고 달콤한 보상으로 기꺼이 대체하게 만든 겁니다.

당장 지하철 푯값 천 원, 포인트 몇백 원을 국가나 지자체가 손해 보는 것 같지만, 정장 입은 회사원도 구두 신은 학생도 낄낄거리며 기계 앞에서 엉거주춤 스쿼트를 하고 동네를 걷는 순간... 훗날 우리 사회가 짊어져야 할 수조 원대의 비만 치료비와 건강보험료가 사라지는 엄청난 예방 투자가 됩니다. 고령화 시대에 대중교통 무임승차 적자를 탓하며 세대 간에 얼굴을 붉히는 갈등 역시, 어르신들의 꾸준한 외출과 신체 활동이 치매나 우울증 같은 더 큰 의료 비용을 막아주고 있다는 프레임으로 바꿔보면 훌륭한 혜택으로 해석될 수 있는 것처럼요.

거창하게 복지 구조를 뒤집고 의료 시스템을 개혁하자는 건 아닙니다. 그저 이 재밌는 러시아 사람들의 상상과 일상의 작은 행동을 빌려 의료비와 건강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싶었습니다.




1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