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오늘의행동

돌보다(안전,보육,범죄)음식으로 이웃의 문을 두드리는 오늘의행동

오늘의행동
2026-03-05
조회수 339
안녕하세요. 오늘의행동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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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하고 제 집 현관문을 닫는 순간 저는 완벽한 '고립' 상태가 되곤 합니다.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는 옆집 이웃과 눈인사 한 번 나누는 것조차 쭈뼛거리게 되고요. 언제부터 우리가 이렇게 곁을 내어주는 일에 인색하고 겁이 많아진 걸까요.



20년 전만 해도 골목마다 피어오르던 찌개 냄새와, 이사왔다며 돌리던 떡 같은 투박한 온기들이 참 그립습니다.



영국의 센트럴 세인트 마틴스(Central Saint Martins)를 졸업한 마그다 사바쇼우스카라는 디자이너는 '소셜 오븐(Social Oven)'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폴란드의 주택 단지에는 가족과 떨어져 홀로 지내는 여성 어르신들이 참 많다고 해요. 이 청년은 어르신들의 그 훌륭한 요리 솜씨가 집 안에서만 썩고 있는 게 안타까웠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이웃들과 음식을 나눌 수 있는 '구독 키트'를 만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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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트 안에는 조리법, 알레르기 안내문, 음식 포장 상자 같은 도구들이 알차게 들어있습니다. 어르신이 솜씨를 발휘해 요리를 뚝딱 만들어 이웃에게 건네면, 이웃은 밥값을 '돈'으로 내거나, 아니면 어르신을 대신해 '무거운 식료품 장보기', '형광등 갈아주기' 같은 소소한 심부름으로 갚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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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성이라고 하죠. 일방적인 '동정'이나 '적선'이 아니라, 서로가 가진 것을 동등하게 교환하면서 건강한 관계의 망을 짜는 겁니다. 이 덕분에, 홀로 고립되어 있던 어르신들은 더 이상 수혜자가 아니라 동네 사람들을 먹여 살리는 든든한 '셰프'로 화려하게 복귀하게 된 거죠.



우리 동네 아파트 복도에도 이런 구수한 냄새가 다시 퍼질 수 있을까요? 거창한 구독 키트까지는 못 만들더라도, 소심하게 시도해 볼 수 있는 엉뚱하고 다정한 행동들을 제안해 봅니다.



🍲 닫힌 철문을 여는 가장 맛있는 아이디어, 음식 나누기
1. [질문하는 행동] 내 냉장고 속 '남는 반찬'은 쓰레기인가요, 핑곗거리인가요?
우리는 늘 손이 커서 음식을 많이 하고, 결국엔 냉장고 구석에서 썩혀 버리곤 합니다.



행동 제안: 카레를 한 솥 끓였거나 시골에서 김치를 잔뜩 보내왔을 때, 꾸역꾸역 냉동실에 밀어 넣기 전 스스로에게 조용히 물어봐 주세요.



"이걸 억지로 다 먹다 버릴 바엔, 옆집 문을 한 번 두드려볼 '다정한 핑계'로 써먹어 볼까?"
완벽한 한 끼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밀폐용기에 담긴 반찬 하나가, 굳게 닫혀있던 이웃의 문과 마음을 여는 가장 훌륭한 '마중물'이 될 수 있으니까요.



2. [관계 중심의 행동] "빈 통으로 돌려주시면 섭섭합니다"
소셜 오븐이 성공할 수 있었던 건, 일방적으로 베풀지 않고 '교환'을 했기 때문입니다. 일방적인 베풂은 받는 사람에게 부담이 되거든요.



행동 제안: 용기 내어 이웃과 음식을 나눴다면, 나중에 그릇을 돌려받을 때 슬쩍 농담처럼 엉뚱한 제안을 던져보는 겁니다.



"다음에 빈 통 돌려주실 때, 귤 두어 개나 믹스커피 한 포라만 담아주세요. 감사히 잘 먹겠습니다. 하하."
서로에게 지우는 이 가볍고 유쾌한 '빚'이, 일회성 인사를 넘어 다음 만남을 기약하게 만드는 튼튼한 다리가 됩니다.



3. [생활 속 행동] 우리 동네 '소셜 오븐'의 단골손님 되기
솔직히 퇴근하고 지쳐 쓰러지기 바쁜데, 누굴 줄 요리까지 하는 건 저 같은 사람에겐 너무 큰 미션입니다.



행동 제안: 당장 내 손으로 요리하기 벅차다면, 동네 할머니들이 하시는 작은 밥집이나 반찬가게의 단골이 되어주세요. 그리고 가끔은 반찬을 조금 넉넉히 사서, 경비실 아저씨께 쓱 건네보는 겁니다.



"어르신 반찬이 너무 맛있어서, 저 혼자 먹기 아까워서 좀 넉넉히 샀습니다."
내가 직접 가스레인지 불을 켜지 않아도, 나의 소비가 우리 동네의 보이지 않는 '소셜 오븐'을 따뜻하게 데우는 훌륭한 행동이 됩니다.



솔직히, 어려운 행동입니다. 생각이 다 행동이 되지는 않아요. 머리에서 손까지의 거리는 생각보다 멀더라구요.
흉흉한 뉴스도 너무 많고, 사실 저부터도 남의 집 초인종 누르는 게 덜컥 겁부터 나는 세상이니까요.



하지만,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반찬통을 들고 쭈뼛쭈뼛 옆집 문을 두드리는 그 투박하고 조심스러운 용기들이 모인다면... 이 팍팍하고 차가운 시멘트 아파트도 꽤 사람 살 만한 곳이 되지 않을까 하는 실없는 낙관을 여전히 품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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